"계좌번호는 나중에 줄게요"…과천 아파트 집주인들 '배짱'

입력 2023-06-13 06:45   수정 2023-06-13 08:55


"집주인이 매수인한테 계좌번호를 보내주지 않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앉은 자리에서 몇천만원 올리기도 하고요. 과천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확 바뀌었습니다."(과천대장부동산 윤기원 대표)

경기도 과천시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바뀌었다. 서울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집값이 빠르게 반등하면서 '준강남'인 과천도 서울 집값 반등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재건축 단지들의 '걸림돌'이었던 하수처리시설 문제도 일부 해결되면서 집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과천시 별양동 '과천자이' 전용 84㎡는 지난달 10일 18억2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4월 기록한 18억5000만원보다는 3000만원 낮지만, 올해 초 기록한 15억7500만원(1월)보다는 2억7500만원 상승했다.

‘과천위버필드’ 전용 84㎡도 지난달 31일 18억3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으면서 올해 초 거래된 15억3000만원(1월)보다 3억원 상승했다. 부림동에 있는 '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 전용 59㎡도 지난달 13억원에 매매 계약을 맺으면서 올해 1월 기록한 11억7500만원보다 1억2500만원 뛰었다.

이들 단지보다 구축인 아파트들도 반등하고 있다. 원문동에 있는 '래미안슈르' 전용 84㎡는 지난달 14일 14억3000만원에 거래돼 지난 1월 기록한 12억2000만원보다 2억1000만원 올랐다.


원문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쌓여 있던 급매물이 최근 소진되면서 집값이 오르고 있다"며 "과천 내 실수요자들의 거래가 가장 많았고 인근 경기 지역과 서울에서 수요가 몰렸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이 반등하면서 '준강남'으로 꼽히는 과천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문동 B 공인 중개 관계자도 "집값이 빠르게 반등하면서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는 집주인들이 내놨던 매물을 거두고 심지어는 계약 직전에 계좌를 주지 않는 등 계약이 깨지는 경우가 늘었다"며 "앉은 자리에서 가격을 올려달라는 집주인도 있다"고 전했다.

재건축 단지들의 집값도 반등하고 있다. 부림동 '주공9' 전용 54㎡는 지난달 22일 11억6000만원에 팔려 지난 2월 거래된 10억3000만원보다 1억3000만원 뛰었고, 이 단지 47㎡도 지난달 10억9500만원에 팔리면서 연초 기록한 저점 9억7000만원보다 1억2500만원 뛰었다. '주공8' 전용 83㎡는 지난달 27일 15억2000만원에 거래돼 기존 저점 14억7000만원보다 5000만원 상승했다.


재건축 단지들 집값이 탄력을 받은 이유는 재건축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하수처리 방안 관련 문제가 일부 해결돼서다. 과천시 하수처리장은 1986년에 지어져 법정 사용 가능 연한은 물론 하루 평균 처리 가능 용량도 크게 줄었다. 하지만 과천시 인구는 재건축이 꾸준히 진행되며 늘어나면서 처리 가능 용량을 넘어서는 하수가 발생, 재건축 절차가 막혀있었다.

부림동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최근 재건축 단지들이 과천시와 협약서를 작성해 단지별로 하수 시설을 설치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며 "이런 조건을 전제로 주공8·9 단지가 최근 건축경관심의를 통과했는데 앞으로 재건축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 재건축 단지들 집값도 반등했다"고 귀띔했다.

한편 과천시 집값은 반등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5일) 기준 과천시 집값은 0.03% 올랐다. 전주엔 0.02% 하락했지만, 이번 주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매수심리도 개선됐다. 과천이 있는 경부 1권 매매수급지수는 87.3으로 지난해 8월 넷째 주(22일) 기록한 87.6에 가까워졌다. 올해 초 66.1보다는 20포인트 이상 개선된 것이다. 다만 지수가 100을 밑돌고 있는 만큼 여전히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보다 집을 팔려는 집주인이 많은 상황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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